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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의 해부, 진실보다 더 무거운 것들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7월 11일
  • 1분 분량

'진실이 뭐라고 생각해?'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머릿속을 가장 오래 맴도는 질문이었다.


단순한 법정 스릴러일 줄 알았다. 누가 죽었고, 누가 의심 받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야기.

하지만 <추락의 해부>는 그 틀을 곧장 벗어 나버린다.

이 영화의 관심은 누가 옥상에서 밀었냐가 아니라 사람은 얼마나 타인의 감정을 오해할 수 있는가 에 있다.


아무도 다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 산드라는 강단 있고 냉정해 보인다.

하지만 남편이 죽은 이후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녀를 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꾸 의심하게 된다.


이 영화는 사람의 얼굴을 비추되, 해석은 관객 몫으로 넘긴다. 그 얼굴 위에 진실이 다 적혀 있을 리 없다는 듯.


이 영화 속 인물들, 모두가 불완전하다

등장인물들의 서사는 짧고 단단하다. 감정 과잉 없이 말 한마디와 표정 하나로 잔상을 남긴다.


  • 산드라: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유일한 생존자. 냉정하고 지적인 인물이지만, 모든 것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 다니엘: 시각장애가 있는 어린 아들. 모든 장면을 보고 있지 못했기에, 그의 진술은 언제나 질문을 불러온다.

  • 사무엘: 극 중에서 이미 사라진 인물이지만, 영화 내내 그의 존재감은 크다. 그가 남긴 대화, 음악, 흔적들이 가족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깊은 침묵을 끝으로

추락의 해부는 범인을 찾는 영화가 아니다. 이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오해, 망설임, 말하지 못한 감정에 대한 영화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 이해는 얼마나 불완전하고, 편향되어 있는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군가의 ‘침묵’을 다시는 가볍게 넘기지 못할 것 같다.


추락의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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