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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편리함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7일 전
  • 1분 분량

꺼진 화면 속, 우리 얼굴이 비친다

어느 날, 당신의 기억이 전부 저장되고 언제든 재생할 수 있다면?

처음 이 드라마를 본 뒤 한동안 멍하니 스마트폰 꺼진 화면을 들여다봤다. 정지된 유리 위로 내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고 이상하게 그게 불편했다.


<블랙 미러>는 그런 드라마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어쩌면 이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기술이라는 이름의 익숙한 공포를 차분하게 끄집어낸다.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기술, 거기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 드라마는 시즌마다 아니 에피소드마다 세계관이 완전히 다르다. 배경도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르고 기술의 형태도 바뀐다. 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느낌은 늘 비슷하다.


이 드라마는 결코 쉽게 소화되는 작품이 아니다. 그런데도 빠져든다. 왜냐하면 너무 멀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저럴 수 있었을 텐데..라며 묘하게 공감 되기 때문이다.


익숙한 듯 낯선 얼굴들

옴니버스 형식이라 매 회 등장인물이 바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인물들은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는다.


  • 리암: 기억을 재생하는 기술을 당연히 여기던 남자이다. 기억보다 중요한 건 감정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 요키 & 켈리: 죽음 이후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은 디지털 안에서도 진짜였다. 그 진짜가 너무 따뜻해서 오히려 아팠다.

  • 로버트: 게임 세계 속 절대 권력자이다. 현실에서 무시당한 그가 만든 세상은, 더 비정하고 더 잔인했다. 그는 악당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악당이기도 했다.


어떤 시즌부터 봐도, 결국 도착하는 곳은 같다

이 드라마는 정주행할 필요가 없이 1화부터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좋다. 그저 아무 에피소드 하나를 선택해서 보기만 해도 된다.


그러면 당신도 곧 알게 된다. 기술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걸 쓰는 인간이 더 무서운 거라는 걸 말이다.

우리는 웃으면서 앱을 열고 하루 종일 알고리즘이 짜준 콘텐츠를 보고 자기 전에 폰을 붙잡은 채 잠드는 그 순간까지도,

블랙 미러는 조용히 묻는다.


“지금, 누구의 세계를 살고 있나요?”


블랙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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