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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자' 미래를 바꾸는 건 기술일까, 인간일까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6월 25일
  • 2분 분량

<시간여행자>, 디렉터를 믿을 것인가 인간을 믿을 것인가

시간여행을 다룬 드라마는 많지만, 이렇게 무겁고 서늘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는 드물다.

<시간여행자>는 '미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보낸 요원들' 이라는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뻔한 타임슬립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과거를 고치는 일이 정말 올바른 걸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나 역시 이 드라마를 보며 중간중간 혼란스러웠다.

과연 이들이 하고 있는 일이 진짜 정의일까? 왜 이렇게까지 '디렉터' 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걸까? 그러다 어느새, 나도 그들의 규칙과 세계관에 푹 빠져 있었다.


과거는 우리가 아는 과거가 아니다

21세기 초 소행성 충돌과 기후 재난, 전쟁으로 미래는 거의 멸망 상태다.

남은 인류는 AI '디렉터' 에게 의존한 채 버티고 있고, 디렉터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 의 일부로 요원들을 과거로 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전송은 정신만 가능하고, 그것도 죽을 운명이 확정된 사람의 몸에만 덮어 씌울 수 있다.


이렇게 전송된 요원들은 숙주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다양한 인물 안에서 그들의 과거를 살피고 가족들과 거짓된 일상을 유지하는 동시에 디렉터의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그들이 사는 삶은, 말 그대로 임무와 인생의 이중고다.


기억할 만한 캐릭터 포인트

  • 그랜트 매클라렌 (3468번): 팀의 리더이자 전송 전 FBI 요원의 삶을 이어간다. 이상적인 지도자처럼 보이지만, 감정과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 마시 워튼 (3569번): 장애 여성의 몸으로 전송된 팀의 의사.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사랑하는 이와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

  • 칼리 섀넌 (3465번):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몸으로 전송된 전술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작전을 위해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운다.

  • 트레버 홀든 (115번): 숙주는 10대 고등학생이지만, 실은 가장 오래 산 여행자. 원로이자 기술자로, 그 안에는 세월과 인내가 응축 되어있다.


기계가 결정하는 미래, 인간이 감당하는 대가

디렉터는 모든 계산을 마친 후 명령을 내리고, 여행자들은 그 명령에 말 없이 따를 뿐이다. 하지만 그 명령은 잔혹하고도 비인간적이다.

죽으러 가는 임무, 평생 감옥에 남아야 하는 임무, 애초에 실패하도록 설계된 작전 "모든 것은 위대한 계획의 일부다" 라는 말로 끝맺는다.


그런데 이 시스템, 정말 믿을 만한 걸까?

작중 후반부에선 디렉터를 의심하는 파벌이 생기고, 결국 AI의 통제를 벗어나 "우리가 인간답게 판단하자" 는 목소리가 커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반란은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더 정의롭게 느껴진다.


여운의 끝에서

<시간여행자>는 단순히 시간여행 SF물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인간의 자유의지, 희생, 감정,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당신이 믿고 있는 시스템, 정의, 신념은 정말 옳은 걸까? 그 질문을 디렉터가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던지게 되는 드라마다.


시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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